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축제가 열린다.

 

 

하늘길이 열렸구나, 강길이 열렸구나

요계와 인간계가 이어지고 요괴들이 몰려든다

지난 숨어온 일 년, 잿빛 땅 굽이굽이 돌고 돌아 온기가 돌아온다

 

등불을 밝히고 화촉을 돋구어라

연등을 흘려보내 비단꽃길 위로 손님 들어오신다

강길따라 산길따라 꽃잎 밟고 나무 밟고 손님 들어오신다

 

어디에도 갈 수 없는 자들아 웃음꽃을 피워라

슬픔은 분으로 감추고 눈물은 연지로 감추고

열린 하늘길 따라 들어오는 손님을 맞아라

열린 바닷길 따라 들어오는 동포를 맞아라

 

축제가 열리는구나 별러온 일 년

사흘간의 빛을 위해 잠겨온 어둠 속

맞이하라 사흘의 빛을 섬겨라 정성을 다해

굳게 닫힌 대문을 열어라 

 

어디에도 갈 수 없는 우리들

인간의 피가 섞인 반요들아 

하늘과 땅이 교차하는 잿빛 중간땅에서

 

문을 열어라 손님들을 맞아라

단 하룻동안의 달콤한 꿈을 선사해주어라 

잠겨죽어도 좋을 환상을 맛보게 해주어라 

 

 

우리가 바라온 꿈을 위해서

우리가 바라온 일 년을 위해서

 

 

-冥導: 유곽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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